"신흥국 코로나 회복 더뎌…부채 위기 올 수도"

입력 2021-09-07 17:22   수정 2021-09-15 16:40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벌어지고 있는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의 성장률 격차가 세계 경제에 가장 큰 위험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런 현상이 신흥국들의 동시다발적인 경제 위기로 이어지며 자산 거품 붕괴와 금융시스템 불안정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연 ‘2021 G20 글로벌 금융안정 콘퍼런스’에서 이 같은 관측이 나왔다. 주요 20개국(G20) 정부 및 중앙은행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에서 발표자들은 “세계 경제에 ‘다운사이드 리스크(downside risk·하방 위험)’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신흥국 부진에 자산 거품 겹쳐
제프리 프랑켈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세계 경제의 불균형 회복’이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에서 “2013년 이후 성장이 둔화된 신흥국들이 팬데믹 이후에 더 큰 어려움에 빠지며 1990년대 동아시아 외환위기와 같은 연쇄 국가 부도로 이어질 수 있다”며 “주식, 채권, 원자재 등 상품을 가리지 않고 가격이 폭등하는 ‘에브리싱 버블(everything bubble·모든 자산이 거품)’도 언제든 터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선진국이 평균 7.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신흥국 등 개발도상국의 평균 성장률 전망은 5.0%에서 3.9%로 하향 조정했다. 프랑켈 교수는 “개도국 성장률이 선진국을 밑도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미국 중앙은행(Fed) 등의 금리 인상이 신흥국의 자본 유출과 경기 급랭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한 코제 세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도 “내년까지 코로나19 확산 이전의 경제 규모를 회복하는 선진국 비율이 90%라면 개도국은 3분의 1만 가능할 것”이라며 “백신 확보 실패에 따른 거듭된 코로나19 확산이 신흥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제 이코노미스트는 신흥국의 부진이 중장기적으로 세계 경제 성장 속도를 낮출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팬데믹이 없었을 때와 비교해 신흥국의 총생산은 향후 5년간 40%가량 사라질 수 있다”며 “장기 성장 기대치도 떨어지며 2010년대 3.5%였던 세계 성장률 전망치가 2.5%로 하락할 것”이라고 했다.
“부채 관리 시작해야”
전문가들은 각국이 부채 위기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프랑켈 교수는 “정부 부채가 누적된 가운데 금리가 인상되면 신흥국의 금융안정성이 붕괴할 수 있다”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이 올라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마커스 브루너마이어 프린스턴대 교수도 “팬데믹 이후 신흥국 국채 가치가 하락하며 해당 국가 정부 및 은행 등의 부실이 심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리 인상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지며 투자자들이 신흥국 국채를 내다 팔아 채권 금리 인상(채권 가치 하락)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브루너마이어 교수는 “자국 국채를 쌓아둔 민간 은행과 기업도 자산 평가가치 하락으로 부실화할 수 있다”며 “Fed가 가능한 한 일찍부터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해 신흥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 부문의 부채가 언제든 경제 위기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마틸드 메스나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금융기업국장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있던 기업 부채가 폭증해 앞으로 상당한 위험요인이 될 것”이라며 “추가적인 외부 충격이 있으면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OECD는 세계 비금융기업의 채무가 2조9000억달러, 회사채 누적 발행은 14조8000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는 트리플 C등급의 회사채 비중이 상당하다. 매스나드 국장은 또 “각국 정부의 부채가 폭증한 가운데 이 중 40%는 3년 이내에 만기가 돌아온다”며 “금리 인상 등으로 금융비용이 정상화되면 국채 조달 비용이 크게 늘 것”이라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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